2024.1.28일 새벽 3-4시경,

지금으로써는 모두 기억해 낼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나는 무서운 꿈을 꾸고 있었다.

얼추 어두운 곳에 있었고, 무언가 무거웠고, 내 심장의 움직임을 누군가 억지로 멈추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한 섬뜩하고 더러운 기분을 받았다.

그때 누군가 나를 흔들었다, 눈을 떴을 때 나는 여전히 흔들 흔들 거리고 있었다. 그런데 혼자 살고 있는 일본 집에 내 몸을 흔들 사람이 없음을 생각했다. 당황한 동공은 최대한으로 확장해서 주변의 빛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가로등 하나 없이 매정했던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.

이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기 전까지 몇 초의 시간 동안, 머릿속이 하얘지는듯한 공포를 느꼈다. 

지진이었다.

무언가를 붙잡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붙잡을 것이 없었다.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큰 무력감에 공포감은 배가 되었다. 거대한 자연의 움직임에 나는 비로소 인도 위의 개미와 다를 바 없이 아주 나약하고, 가벼운 존재임을 깨달았다.

그렇게 나는 꼼짝없이 공포감을 전부 감당하고서 지각이 스스로 움직임을 멈추고서야 비로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. 내가 할 수 있었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. 창밖으로 새들이 비명을 지르고 있었다.

2024.4.19 明珍

🪟환기, 창문을 열어주는 마음으로-